KORTRESS
2025-12-19 migraine

12살부터 편두통이랑 살고 있습니다

by Ko

12살부터 편두통을 앓고 있습니다. 지금까지 한 번도 전문의 상담을 받은 적이 없어요. 그래서 아직도 이 모양인지도 모릅니다.

12살 — 이게 뭔지도 몰랐던 시절

처음에는 그냥 두통인 줄 알았어요. 근데 점점 심해지면서 구역질이랑 구토까지 같이 오기 시작했습니다. 당시에는 "편두통"이라는 단어 자체가 지금보다 생소했거든요. 그냥 제가 몸이 안 좋은가보다 하고 넘어갔어요.

어릴 때부터 얼굴이 금방 빨개지는 체질이었는데, 지금 생각하면 자율신경계 조절이 잘 안 됐던 것 같아요. 이런 게 편두통이랑 관련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은데, 확실한 건 모르겠습니다.

한 달에 한 번 올까 말까였으니까 그럭저럭 버텼어요. 초기에는 근육 경직도 별로 없었고, 그냥 아픈 위치가 좀 다른 두통이었습니다. 타이레놀이랑 얼음팩으로 버텼죠.

10대 후반 — 드디어 편두통약을 알게 됨

뭔가 일반 두통이랑 다르다는 걸 깨닫고 편두통약을 먹기 시작했어요. 근데 약효가 너무 느렸습니다. 그래서 근처 가정의학과에 갔더니, 의사선생님이 심리적 요인이 크다고 하시면서 다른 약을 처방해주셨어요. 무슨 약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, 약효가 엄청 빠르게 났습니다.

근데 이것도 항상 잘 듣는 건 아니었어요.

21살 — CT를 찍어봤지만

머리를 다쳐서 우연히 CT를 찍게 됐는데, 특별한 건 나오지 않았습니다. 결국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편두통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기 시작했어요.

그때서야 깨달은 건데, 편두통의 원인이 복합적이라서 어떤 때는 이 약이 듣고 다른 때는 저 약이 듣는 거였습니다. 한 가지 약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었어요.

약 조합을 찾기 시작

그때부터 상황에 맞게 약을 골라 먹기 시작했어요.

  • 단순히 머리만 아프면 → 편두통약만
  • 목이랑 어깨가 뻣뻣하면 → 근육이완제 추가
  • 속이 메스꺼우면 → 소화제 추가

이렇게 하니까 좀 괜찮아졌습니다. 하지만 타이밍이 늦으면 약을 먹어도 하루종일 앓아야 하는 건 마찬가지였어요. 자세 교정도 해봤는데 꾸준히 못해서 결국 일주일에 한 번씩 아팠습니다.

마그네슘 — 의외의 효과

최근에 느낄 만한 효과를 본 게 마그네슘이에요. 원래는 눈밑 경련 때문에 먹기 시작했거든요. 최근 알려지는 바로는 눈밑 경련에 대한 효과는 없다고 하는데, 어쨌든 근육통 완화나 신경물질 전달에는 도움이 된다고 해서 계속 먹었습니다.

근육이 경직되는 느낌이 들 때 더 많이 먹었는데, 편두통 주기가 일주일에서 2주 정도로 늘어난 느낌이 있었어요. "느낌"이라고 한 건, 확실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. 하지만 손해는 없었어요.

어머니의 경우 — 고혈압약으로 편두통이 사라졌다

흥미로운 건 어머니 이야기예요. 젊으셨을 때 편두통에 고통받으셨는데, 고혈압약을 드시기 시작한 이후로 완전히 사라지셨다고 합니다.

이게 편두통이 단순한 두통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. 혈압이랑 편두통이 관련이 있을 수도 있고, 때로는 편두통의 근본 원인이 전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거죠. 물론 이건 어머니 한 분의 사례일 뿐이고,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.

지금은 어떠냐면

일주일에 한 번에서 2주에 한 번 정도로 줄었어요. 병의 증상을 이해하고, 유발할 만한 행동을 주의하다 보니 좀 나아진 것 같습니다.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요.

한 가지 안타까운 건, 편두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한테는 꾀병으로 보인다는 거예요. 겉으로는 멀쩡한데 "두통이 심해서 일을 못 하겠다"고 하면, "그냥 좀 아픈 거 아냐?" 하는 반응이 오거든요. 편두통 환자들은 진짜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의 고통을 겪고 있는데, 이 사회적 오해가 또 다른 고통이 됩니다.

12년 넘게 편두통이랑 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, 결국 자기 몸을 자기가 이해하는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. 완전한 해결책은 아직 못 찾았지만,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습니다.

앞으로도 새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으면 업데이트하겠습니다.


이 글은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관적인 내용입니다. 편두통 증상이 있으시면 의료진과 상담하세요. 저처럼 미루지 마시고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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